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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교회의 문화, 이렇게 바꿔보자!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295    등록일시 : 2004-05-27    인쇄
교회의 문화, 이렇게 바꿔보자!

신성준 | 프리랜서, brad19@yonsei.ac.kr



#1. 미술관 옆 예배당

월요일 아침 7시. 분당에 사는 직장인 K씨는 여유롭게 차를 몰면서 일터로 향하고 있다. 무심결에 지나치며 쳐다본 교회 예배당 앞의 커다란 현수막에서 ‘여리고성 40일 정복, 싸워서 승리하자!’라는 글귀가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K씨는 혀를 끌끌 차며 중얼거린다. “허~참. 우리나라가 분단국가라는 것이 실감나네. 저런 전투적인 말을 다 쓰다니...” 조금 더 지나가자 전에는 보지 못했던, 막 새로 지어진 듯한 교회건물이 나타났다. 아마도 개척교회인 모양이다. 여기에는 무슨 글이 쓰여 있을까... ‘우리 교회로 편하게 오세요. 우리 교회는 건축헌금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K씨는 대번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린다. 어느덧, 고층 빌딩이 즐비한 서울 도심 한복판의 광화문 네거리에 도착했다. 그는 여기에만 오면, 괜히 기대하는 마음으로 교보빌딩을 쳐다보게 된다. 빌딩 앞면에 붙어 있는, 멋진 시구(詩句) 때문이다. 매번 바뀌는 이 글에 오늘은 이렇게 적혀 있었다. ‘시골에선 별똥이 보이고 도시에선 시간이 보인다 벗이여, 우리도 쉬었다 가자’,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 간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K씨는 몇 번이고 곱씹어가며 읊는다. 씩~미소를 지으며.

문화를 건네는 예배당

96년 1월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청량제 역할을 해오고 있는 이 교보빌딩의 글판에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게 되자, 부근의 빌딩들에도 대형 플랭카드가 걸리기 시작했고, 광화문 일대의 거리표정이 새롭게 바뀌었다. 이처럼 자그마한 메시지 하나로 인해, 거리에는 문화의 향기가 뿌려진다. 그리고 지나가는 이들의 얼굴은 환해진다. 이쯤에서 우리네 교회들이 서 있는 곳의 거리는 어떨까 자문해 본다. 사실 원하든 원치 않든 교회건물들은 큰 규모, 위치, 뾰족이 서있는 첨탑 덕분에 사람들의 시선을 받게 마련이다. 지역사회라는 무대에 머슥하게 서 있는 배우라고나 할까. 그러나 그 배우는 관객을 향해서가 아니라 혼자서 독백, 혹은 방백만을 고집하고 있는 듯하다.
예배당 벽면의 플랭카드를 통해서 ‘총동원주일’, ‘축 부활’ 등의 선포적 의미를 담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때론 필요하겠지만, 그에 앞서서 교회 예배당 앞을 지나는 모든 이들을 배려하는 듯한 메시지는 어떨까? ‘기쁘다 구주 오셨네’ 보다, ‘함께 기뻐해요 당신을 축복하는 성탄절입니다.’라는, ‘예수 다시 사셨네’보다, ‘힘내세요. 예수님이 절망을 이기신 날입니다.’라는 식의 글귀는 어떤가. 또한, 앞서 언급한 교보빌딩처럼, 종교적인 색채를 띄지 않으면서도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지역사회의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전해주고, 서로 관계를 맺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교회를 안내하는 도로변 이정표에도 교회의 지향하는 바, 비전을 적은 간결한 문구라도 있으면 좋겠다. 예배시간 안내, 설교제목 등이 쓰여 있는 교회입구의 외부 게시판도 좀 세련되게 바뀔 수는 없을까? (적어도, 손으로 무성의하게 쓰여진 설교제목은 피했으면 한다.) 문화의 향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관공서 게시판 이미지는 탈피했으면 좋겠다. 덧붙인다면, 교회 안에 대외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사역과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는 사역도 시급히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배당, 지역 문화운동의 발전소

문화의 향기를 통해 행복메시지를 전한 정도가 아니라, 거리를 통째로 바꾸어 버린 사례도 있다. 전시면적 900평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인 ‘아라리오 갤러리’의 관장으로 있는 시킴(CI KIM)씨가 그러하다. 25년전 그가 처음 장사를 시작하던 그곳은 그저 버스의 굉음, 쥐와 벌레, 불량배들이 가득한 지방의 버스터미널이었다. 아무도 오래 머물고 싶어 하지 않던 이곳을 그는 ‘문화의 거리’로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고서, 회화작품, 설치 미술 등을 전시하고, 문화 이벤트를 지속시켰다. 분위기가 밝아지고, 사람들이 점차 몰리면서, 지금은 지역 내 최고의 쇼핑몰, 문화휴식 공간, 만남의 장소, 그리고 미술작품의 천국이 된 것이다. 참으로 신기한 일 아닌가? 문화의 향기로 인해서, 거리전체가 바뀌어 버렸다는 사실. 이처럼 문화의 향기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그들에게 행복을 더하여 준다.
교회에서도 이런 문화운동이 가능할까? 한꺼번에 많은 것을 하려면 무리가 따르겠지만, 1교회 1문화운동으로 교회마다의 문화적 차별성을 염두에 두고, 지방회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각각의 특색 있는 문화적 섬김들이 있다면, 심지어 5-6개가 몰려있는 상가교회라 할지라도, 지역 사람들은 이를 환영할 것이다. 이러한 교회의 문화운동을 통해 문화예술의 특징인 ‘고급, 개성, 차별화’의 이미지를 갖게 된다면, 이 또한 교회로서도 유익일 것이다.
문화의 향기가 넘쳐나는 교회, 그래서, 교회 앞길이 ‘미술관 옆 동물원에 가는 것’ 같은, 설레임의 거리가 되길 바란다. 지역주민들에게 자랑이 되는 공간, 기쁨이 되는 공간, 섬김이 이루어지는 디아코니아의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궁극적으로, 예배당 밖의 문화적 행위가 이 세상과 기독교회의 접촉점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 예배당 안의 문화적 행위는 이 세상 사람들에게 기독교적 세계관을 경험케 하고, 확장케 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2. 디자인, 사람은 외모를 본다

21세기를 시작하는 첫해에 『타임』(Time)지는 ‘The rebirth of design(디자인의 재탄생)’이라는 제목으로 디자인을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디자인의 역할을 재조명했다. 그 기사 중에 ‘가격과 기능이 같을 경우 선택의 기준은 디자인에 달려있다.’는 말은 이 시대에 디자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나타낸다. 디자인이 기업의 사활과 직결될 수 있음을 역설한 셈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얼마 전 국내의 연세대의 경우, 시대와 변화에 어울리는 참신한 대학 이미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서 2년여에 걸쳐 『대학 이미지 표준관리지침』(University Identification Standard(UIS) Manual)을 완성하여 다음의 내용으로 발표했다.

“그동안 우리는 뚜렷한 기준 없이 부서마다 서로 다른 대학 상징물을 제작해 사용해왔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교육시장이 개방되어 경쟁대학이 늘어나고 수요자 중심의 교육풍토가 조성되는 21세기 대학환경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우리는 연세대학교의 전통을 올바로 승계하면서도 현대적 요소를 가미한 새로운 이미지를 체계적으로 개발해야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새로운 상징물과 이미지에는 연세대학교의 설립이념과 역사, 교육철학과 경영이념, 대학 구성원의 개성과 특징, 지향해야 할 미래의 비전이 드러나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매뉴얼의 관리규정을 제시하면서, 심볼마크(symbol mark), 심볼마크 형태활용, 심볼마크 색상활용, 심볼마크 금지규정까지 세세하게 지시사항을 내놓고 있다. 국문 전용서체, 지정서체, 영문 지정서체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우리가 신명조체, 고딕체 등을 사용하는 것처럼, 공식 “연세체”까지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심볼마크를 사용할 때에는 형태활용과 색상활용의 규정을 이해하고 사용해야 함은 물론, 임의의 모양이나 색상의 사용은 대학이미지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절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을 제대로 시행하는지를 엄격히 감독, 관장하는 전담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다.

너무 예뻐서 버리기 아까운 전도지

이처럼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 뿐만 아니라 학교, 병원과 같은 비영리단체들까지도 ‘명확한 컨셉이 전달되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컨셉이 명확치 못한 기업과 브랜드(Brand), 컨셉이 분명치 못한 디자인과 상품은 더 이상 경쟁력도, 존재가치도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성도들에게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할 목회사역의 경우,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자신의 정체성과 그 상징, 제시하는 비전을 명확히 나타내지 못하고, 이끌어 주지 못하는 교회가 성도들에게 주는 영향력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일까.
디자인의 역할이 사역의 효과를 증대하는 사례를 알아보자.
가령, 같은 크기와 내용을 가진 전도지라면 디자인이 잘 된 것이 훨씬 더 독자의 시선을 끌고, 갖고 싶다는 매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길거리에서 무수히 배포되는 전단지들은 특별한 매력이 없으면 그대로 휴지통으로 버려지지 않는가. 실제로, 미국 항공사인 알래스카 에어라인스는 기내식을 제공하는 쟁반위에 명함 크기만한 전도지를 얹어놓는다. 이 전도지는 쉽게 버리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 이것이 바로 사역에서 디자인의 역할이다.
윌로우크릭교회는 디자인과 문화를 이해하는 교회이다. 티셔츠를 입고 설교하는 담임목사 빌 하이벨즈는 양들의 문화를 안다. 그곳에는 정말 신앙 안에 자유함이 보이는 편안함이 있다. 새신자 예배(Seeker’s Service)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건 문화의 동화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이 행사의 시각적 중심 요소인 심벌이나 적용은 실용적이면서도 멋진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모 교단의 경우, 교회의 시각적 통합계획 즉 CIP(church identity program)를 잘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새로 이사한 집의 장로교인은 다시 본인의 교단을 찾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장로교내의 여러 교파들 모두가 ‘대한예수교장로회’ 라는 간판을 걸고 있기에 헷갈린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일이 없다. 적어도 예장 통합의 경우엔 그러하다. 예장 통합의 경우 무조건 자체 심볼마크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성결교단 교회들은 어떠한가? 통합되고 잘 만들어진 CIS는 고사하고, 무슨 연유인진 몰라도, 교회명패 및 안내서에 ‘성결’이란 단어조차 삭제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디자인은 ‘인간의 삶과 환경이 보다 아름답고 편리하도록 어떤 질서를 만들려는 의식적인 노력(행위)’라고 정의할 때, 디자인과 사역은 이제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많은 교회들이 로고타입(logotype)이나 심볼마크까지 새롭게 디자인하는 상황이다. 교회 및 교단의 시각적 통합계획 즉 CIP가 그 교회의 ‘규모에 적당하게’ 그리고 바른 이해속에서 사용된다면 교회 및 성결교단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디자인 사역은 효과적인 복음전파, 건강한 교회성장의 첫걸음이 아니겠는가.



신성준
낮은울타리 문화사역 간사
교회성장연구소 객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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