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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 미국의 종교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정종현 (미국 퍼듀대학, 교회성장연구소 미국 통신원)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504    등록일시 : 2011-12-30    인쇄

Global Church Growth



미국의 종교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미국의 은혜」를 통한 미국의 현재와 미래 조명




미국은 현재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의 경제위기는 세계 경제, 특히 한국 경제에도 크나큰 영향력을 미친다.
종교의 영역도 마찬가지인데, 미국의 기독교의 변화상은 한국의 종교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미국 하버드대학 로버트 퍼트남 (Robert D.Putnam) 교수와
노트르담대학의 데이비드 캠벨 (David E.Campbell) 교수가
미국의 종교의 현재 상태와 미래상을 짚어보는 역작을 출판했다.
그 책의 이름은 「미국의 은혜」 (American Grace) 이다.
이번 호에서는 이 책의 내용을 위주로 미국 종교의 현 상태와 미래를 다뤄보기로 한다.<편집부>




글: 정종현 (미국 퍼듀대학, 교회성장연구소 미국 통신원)




다종교 사회 미국



미국을 묘사하는 여러 가지 단어가 있지만, 가장 적합한 단어는 ‘용광로’(melting pot)라는 말일 것이다. 미국에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하나의 용광로를 거쳐서 동일한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 정체성은 ‘미국인’이라는 단어로 함축되고,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중요한 요소는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개인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다양한 인종이 모인다는 점은 미국에게 여러 가지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각 민족이 자신들의 문화의 장점을 미국에서 꽃피우게 되고, 여러 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미국 대학으로 유학을 오면서 미국은 최첨단 지식을 생산해내는 가장 앞서가는 나라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때로는 이런 사실들이 미국의 발전에 걸림돌도 되기도 한다. 그 다양성을 너무나 고집하는 바람에 사회의 모든 제도는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표준화되어 있고, 이로 인해 능력 있는 사람들이 역차별받는 경우들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은 종교의 영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미국은 기독교 국가로 알려져 있다. 그 말이 맞기는 하다. 현재 Pew Forum을 비롯한 많은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국의 75%는 기독교인이다(개신교와 가톨릭 포함). 그리고 전 국민의 90%가 신의 존재를 믿으며 80%는 종교가 나의 삶에서 중요하다고 고백하고, 60%가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놀라운 수치인데, 전 세계에서 미국처럼 선진국이면서 이렇게 높은 종교성을 보이는 나라는 세계에 없기 때문이다.



1950년대 근대화 시절부터 “신은 죽었다”를 외치며 종교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세속화(secularization) 이론이 대두되었다. 특히나 서구 유럽의 종교성이 급격하게 약화되고, 많은 교회들이 술집이나 도서관 등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그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그들의 이론이 미국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그 미국의 기독교성이 점점 약화되고 있고, 미국에 사는 사람은 더더욱 피부로 느끼고 있다. 화폐를 비롯하여 미국인의 자동차 번호판에는‘In God We Trust’(우리는 하나님을 의지한다)라는 문구들이 들어 있지만, 그들과 대화해보면 실생활에서는 동일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미국인에 의하면 현실에서는 “In Money We Trust”(우리는 돈을 의지한다) “In Power We Trust”(우리는 권력을 의지한다) “In Gun We Trust”(우리는 총을 의지한다)라는 표현이 더 맞다는 자조적인 내용들이 들린다. 그리고 국가조찬기도회에서 기도를 하지만, 그것은 예수의 이름으로 드리는 기도가 아니다. “In Jesus name I pray”(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라고 기도하면 유대교나 몰몬교 등 다른 종교에 대한 차별이라고 해서 이 구절은 생략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가조찬기도회의 기도회는 각자가 각자의 신에게 드리는 기도 정도로 격하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의 분위기를 학문으로 정리한 글이 나왔는데, 「미국의 은혜」 (American Grace)라는 제목의 책이다. 필자는 이 책을 매우 감명 깊게 읽었는데, 특별히 하버드대학의 로버트 퍼트남(Robert D.Putnam)과 노트르담대학의 데이비드 캠벨(David E. Campbell)이라는 미국의 최고 명문 대학의 교수들이 다년간에 걸쳐 연구한 책이라 더욱 신뢰가 가는 책이다. 2010년에 이 책이 출판되자마자 학계에서 수많은 찬사가 쏟아졌으며 미국의 다양한 언론에서 이 책의 내용을 기사화하였다. 필자는 2009년에 미국 덴버(Denver) 지역에서 열렸던‘미국종교사회학회’ (Society for the Scien tific Study of Religion)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때 퍼트남 교수가 직접 이 책에 대해서 (아직 출판이 되지 않은 상황) 학자들에게 브리핑하는 것을 듣는 행운이 있었다. 퍼트남 교수는 미국 정치학계의 매우 저명한 학자로서 「혼자 볼링치기」 (Bowling Alone) 라는 책을 통해 대중에게도 알려진 사람이다. 이 책에서는 많은 미국인들이 점점 모임을 꺼려하고 개인주의가 심화되는 형상을 혼자서 볼링 치는 사람이 너무 많아졌다는 한 예를 들고, 이것이 사회의 통합에 매우 좋지 않은 현상이라고 말한다. 퍼트남 교수는 이러한 사회의 변화의 추이를 종교의 영역에까지 눈을 돌려 이 책을 저술하게 되었고, 그는 매우 열정적으로 자신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미국의 은혜」의 저자들은 미국에서 종교의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요약하면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데, 하나는 무종교인의 급격한 증가이고, 다른 하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증가라는 것이다. 무종교인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미국이 기독교 국가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뜻이고,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증가한다는 것은 미국이 기독교 국가로 다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 두 가지 반대되는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말인가?



무종교인의 증가



현재 미국 종교계의 가장 커다란 위기는 무종교인의 증가이다. 원래 미국은 무종교인이 없기로 유명한 나라이다. 미국에서 자신을 무종교인이라고 소개하는 것은 약간 수치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미국 전체 인구의 약 6-7% 정도만이 종교가 없다고 말해오고 있는 터이다. 그에 비해 한국은 어떤가? 전체 국민의 약 50%가 자신이 무종교인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특이한 나라가 한국이다.
그런데 이러했던 경향이 1990년대부터 급격하게 달라졌다. 이때부터 미국에서 무종교인이 전체 인구의 10%를 넘겼고 2011년에는 대략 15-16%, 많게는 20% 가까이를 무종교인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것은 미국의 전체의 역사를 놓고 볼 때 매우 높은 숫자이다. 무종교인의 층을 주도하고 있는 계층은 젊은 청년 세대이다. 그렇다면 왜 1990년대에는 많은 사람이 무종교인이 되었고, 그 현상이 계속 이어질까?
이에 학자들은 두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1960년대의 히피족을 비롯해 사회에 성의 자유화가 퍼지며 많은 사람들이 종교에서 이탈하는 경향이 일어났는데, 이들의 자녀가 20대가 되는 시점이 1990년대이고 부모가 종교가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자녀들에게도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해석은 정치에 대한 환멸로 인해 많은 젊은 층이 무종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종교, 특히 기독교는 정치적으로 우파(공화당)와 많이 연결되어 있다. 종교심이 깊다는 것은 정치적으로는 변화와 개혁보다는 안정과 보수를 찬성하는 우파적 색깔을 띠는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미국에서 종교는 곧 공화당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종교와 정치가 하나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젊은 세대는 종교에 입문하는 것은 곧 공화당의 정치적 우파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생각하기에 기독교 혹은 종교에서 벗어나려는 경향들이 생겨났다는 이야기이다.
무종교인이 늘어나는 현상은 기독교 국가인 미국의 종교적 정체성을 뒤흔드는 매우 위협적인 사건이다.



복음주의의 성장



그럼에도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복음주의 기독교인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다양한 사회이기에 개신교 역시 상당히 다양한 색채를 띤다. 예를 들어 미국 개신교회 안에서는 동성연애를 반대하는 그룹과 찬성하는 그룹이 극명하게 나뉜다. 성경을 근거로 하여 동성연애를 적극 찬성하는 이른바 자유주의적인(liberal) 개신교가 있는데 한국 개신교회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이다. 그런데 이런 자유주의적인 개신교회는 미국의 개신교인들의 대략 35-40%를 차지할 만큼 매우 많은 숫자를 점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자유주의적인 개신교회는 자유주의적인 성경해석과 전도, 영혼 구원보다는 사회 정의를 과도하게 강조함으로써 쇠퇴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는 달리 복음주의를 강조하는 개신교회에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복음주의 개신교회는 한국인들이 보통 교회를 떠올리는 이미지라고 이해하면 된다. 어떻게 보면 거의 모든 한국의 개신교인회은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교회에 속한다. 복음주의 교회들에서는 구원과 예수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고, 전도를 강조하며, 성경을 그대로 믿는 순수한 신앙을 강조한다. 때문에 이러한 교회에서는 당연히 삶이 변화되는 체험이 있고, 하나님을 만나는 성스러운 종교체험이 있다. 한국에 잘 알려진 새들백교회, 윌로우크릭교회, 레이크우드교회 등은 모두 여기에 속한다.
현재 미국은 많은 이민자들이 타 종교를 가지고 들어왔다. 때문에 이민자가 많은 지역일수록 기독교의 정체성이 약화되는 양상을 띤다. 원래 미국 뉴욕을 비롯하여 동부지역은 많은 신학교가 있고 기독교의 부흥지였으나 이민자가 많아지면서 점점 세속화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어떻게 보면, 복음주의 교회의 성장은 미국의 기독교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매우 중요한 신호이다. 무종교인의 증가를 상쇄시키는 것은 복음주의 신자의 증가란 결론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많은 미국인들 또한 기독교가 약화되는 것에 위기의식을 갖고 있고, 이것이 복음주의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은혜?



그렇다면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무종교인의 증가와 복음주의자의 증가라는 종교적 양극화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혹시 이런 일로 인해 종교적 분열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저자들에 의하면 다행스럽게도 미국에서는 종교적 양극화가 종교적 다원주의로 승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종교적 다원주의가 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종교간 이동과 결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상당수는 종교간 이동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부모의 종교를 그대로 이어받는 경향이 많았지만 현대로 오면서 미국인들은 본인의 선택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개신교인임에도 가끔 성당에 나가는 양태도 늘어나고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미국 사회의 분위기와 함께 종교 이동과 다종교를 동시에 믿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것은 바로 종교간의 결혼이다. 과거의 미국에서는 종교 내 결혼이 많았다. 왜냐하면 부모들이 자녀들의 결혼에 신경을 많이 써서 같은 종교끼리 결혼하도록 많이 권유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추세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저자들에 의하면 현재 결혼한 미국인들 중 약 50%가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배우자가 결혼한다고 말한다. 또 그렇게 결혼한 후에는 한 쪽 배우자의 종교로 통일되거나 아니면 부부가 합의하여 제3의 종교로 통일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한다.
종교의 이동과 종교간 결혼이 빈번해지면서 각 종교를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이다. 특히 배우자가 다른 종교의 사람이라면 그 종교를 이해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것이 책의 저자들이 미국에서 종교적 분열이 일어나지 않고, 여러 종교를 다양하게 존중하는 매우 민주적인 분위기가 팽배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이다. 다시 말해 미국은 여러 종교가 자신의 독특성을 이해받고 존중받는 사회가 될 것이고 이것이 바로 미국의 은혜(American Grace)라는 것이다.
저자들의 결론대로 민주사회에서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고 대화하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한 가치임이 분명하기에 필자 역시 일면 동의하는 바이다.
만약 민주사회에서 서로의 종교를 욕하면서 무시하고 테러를 한다면 얼마나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인가? 예수를 믿어야만 구원을 받는다는 진리에서 우리는 절대로 물러설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종교에 대해 과도한 비판만을 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모습에 우려가 되기도 한다. 무종교인이 많이 늘어나면 어찌되었든 미국의 종교적 정체성은 흔들릴 것이다. 더군다나 종교간 결혼이 많아지면 기독교의 정체성이 점점 희석되고 약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민주사회의 측면에서 볼 때 환영할 만한 일이 신앙적인 눈으로는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모든 현상들은 결국 뜨거웠던 청교도적 신앙이 기반인 미국의 종교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청교도적 전통 신앙을 지키는 미국인들은 시대에 뒤쳐진 혹은 폐쇄적인 집단으로 낙인찍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청교도적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져서 많은 축복을 받았던 미국이 요즘 들어 경제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에는 그들의 종교적 나태함과 연관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신앙이 점점 퇴색되고 있는 미국, 하버드대학과 노트르담대학의 지성인이 종교적 다원주의를 미국의 은혜라고 찬양하고 이것을 매스컴에서도 극찬하는 미국, 과연 미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필자는 이를 우려의 시선으로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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