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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교회성장 - 교회성장세미나]상처받은 이들을 보듬어 주는 목회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552    등록일시 : 2004-10-29    인쇄
상처받은 이들을 보듬어 주는 목회

로뎀교회
소속교단: 예성
주 소: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497-7
전 화: 02) 3679-8276
담임목사: 이기훈 목사
교회창립일: 2000년 2월 12일



유명한 심리학자요 기독교 영성학자인 헨리 나우웬(Henri J. M. Nouwen)은 인간 존재의 핵심 진리를 “이는 내 사랑하는 자요 내 기뻐하는 자”라는 주님의 목소리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로 보았다. 이 소리는 바로 요단 강가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공생애를 시작할 때 들으신 것이다. 이를 통해 성자 예수는 자신의 신분을 직시하게 되었으며, 이것은 예수님의 모든 사역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로 인해 수많은 반대와 시기, 질투,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환호 가운데 자신만의 길 - 아버지 하나님께서 원하시던 - 을 걸어가게 되었다.

이 시대를 사는 불신자들의 마음 가운데에서도 이런 깊은 갈망이 자리잡고 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CCM곡이 불신자들에게도 벨소리로 다운받는 횟수가 1위를 차지하며, TV와 같은 문화매체에서도 들을 수 있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이는 내 사랑하는 자요 내 기뻐하는 자”라고 하는 성부 하나님의 목소리는 우리 마음에 들려왔지만, 우리는 이와 다른 목소리, 즉 “네가 가치 있는 존재라고 증명해 봐. 그러면 네가 그렇게 원하는 사랑을 얻을 수 있을 거야.”라는 목소리를 청종하게 되었다. 상처와 쓴뿌리로 우리에게 남아있는 내면의 아픔은 주님의 음성 대신에 다른 것을 받아들이도록 현혹한다. 그로 인해 현대인들은 자신을 잊은 채 바쁘게 달리고 있다. ‘가장 깊은 내면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나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더 이상 사랑받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은 사랑의 음성을 회피하게 만드는 것이다.

치유의 목적은 우리 모두가 사랑받는 자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 힘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이 땅에 복음을 전하는 자로 변화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따라서 치유 목회란 성도들의 아픔을 회복시키며,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치유케 하는 자로 만들도록 돕는 사역을 의미한다. 필자는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치유 사역에 힘쓰고 있는 젊은 목회자인 로뎀교회 이기훈 목사를 만나고자 교회로 향했다.

로뎀 나무의 휴식이 있는 교회

구약성경에 보면 로뎀 나무에서 엘리야는 피곤하며 곤비한 자신의 몸을 추스리게 되었다. 엘리야는 로뎀 나무 밑에서 천사를 만나서 음식을 제공받았다. 새로운 회복이 있던 자리가 바로 로뎀이었다. 이후에 ‘로뎀’ 이라는 이름은 사람들에게 쉼이 있는 공간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로뎀교회는 사당과 남태령 고개를 넘어 과천시로 가는 길에 자리잡고 있다.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는 평안한 분위기의 교회는 외관이 비닐로 이루어져 있다. 교회 안쪽 좌측에는 드나드는 자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차를 마실 수 있게 몇 개의 테이블이 조성되어 있다. 건물의 가운데는 정원과 조그마한 분수대가 자리잡고 있다. 많은 나무들과 함께 실내는 작은 식물원과 같이 꾸며져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깊은 안식과 평온함을 전달해 준다.

로뎀교회는 2000년 2월에 개척되었다. 이 과정에서 담임목사인 이기훈 목사는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목회를 경험하며, 자신에게 용기를 주시는 손길을 체험하게 되었다. 특히 재정을 마련케 하시고 목회를 이끄시는 주님을 몸소 알게 되었다. 그 통로는 끊임없는 기도였다. 기도할 때마다 주님은 그를 붙잡아 주셨던 것이다. 기도를 통한 응답의 역사는 담임 목사인 이가훈 목사에게 더 큰 ‘믿음의 사역자’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목사는 무리하지 않는 목회, 서두르지 않는 정도를 걷고자 한다. 아직 성도는 10여명에 불과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쏟아내는 정성은 다른 교회에 못지 않다고 여겨진다. 이 목사는 중고교 시절부터 상담과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프로이드의 저서들을 읽으며 심리학에 대한 기초를 다지게 되었다. 이 목사는 목회 초기인 90년대 말에는 흔치 않던 팀목회 사역에 임한 적이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교회학교를 담당하게 되었다. 희망과 어려움이 교차하던 이 때의 팀사역은 그에게 훗날 개척교회를 이끌 수 있는 기반이 되어 주었다. 동시에 자신이 감당해야 할 사명은 다른 목회자들과 달리 상담을 통한 목회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상담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된 시기는 개척교회를 시작하고 나서였다. 이 목사가 상담을 파고들게 된 것은 사모의 전적인 후원과 권면이 큰 뒷받침이 되었다. 사모의 희생과 섬김이 있었기에 공부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로뎀교회의 사모는 플롯 교습을 통해 얻는 수입을 남편의 학업을 위해 투자하였다. 사모의 도움으로 이 목사에게는 유수의 상담 훈련원과 대학원에서의 전문 상담 학업이 이어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이 목사의 사역은 새로운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기훈 목사가 바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심리학과 상담을 통한 영적 치유를 모두 다루는 일이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양자를 통합하고 균형을 잡아나가려고 한다. 은사주의를 통한 순간적인 변화를 바라는 치유 사역을 원하기보다는 고통받는 성도들의 내면의 문제에 집중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내담자의 자라온 환경과 과거를 살피는 목회를 추구한다. 이 목사는 자신이 배운 상담과 심리적인 접근 방식을 기독교 영성에 접목하는 온건한 방식을 지향한다. 그렇다면 이기훈 목사가 바라보는 치유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치유를 설명할 때 씨뿌리는 비유를 많이 들곤 합니다. 바로 성서적인 내적 치유는 딱딱한 땅을 갈아주어 옥토로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치유란 마음을 기경하여 옥토로 변한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인 셈이다. 이기훈 목사는 단지 자신의 삶에서 회복이 일어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유의 파급효과가 타인에게도 미치는 대아적(大我的)인 내적인 치유와 회복을 꿈꾸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로뎀교회는 한국의 치유 목회의 모델이 되지 않을까?

역동적인 소그룹을 꿈꾸는 교회

이 목사와 로뎀교회가 꿈꾸는 것은 개개인 내면의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소그룹이 있는 교회이다. 현대인의 피상적인 인간관계 속에서는 절대로 치유가 일어날 수 없다. 인격과 인격이 통하지 않는 인간관계는 살았다 하나 죽은 것과 다름없다. 하나님의 가족으로 부름받은 교회에서도 마음이 통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커다란 문제이다. 교회만큼은 이심전심의 공동체가 창조되어야 한다.

소그룹은 그런 의미에서 대안이 된다. 단순하게 형식적인 만남에 그치는 모임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문제들을 털어놓고 이를 위해 서로 중보하며 축복하는 장소가 소그룹이기 때문이다. 피상성이 주가 되어 버린 이 사회에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고, 자신있게 지낼 수 있는 지지 그룹원들이 있는 공동체는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이런 장점을 파악한 목회자들은 셀(cell)이라는 방식으로 목회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대중적인 예배 모임뿐 아니라 삶을 나눌 수 있는 셀의 역동성이 친밀감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물론 셀이라는 장점을 목회의 한 방식으로 또는 틀로만 여기게 될 때 실패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할 것이다. 셀과 같은 방식에는 리더의 투명성이 생명이다. 이는 담임 목회자에게 자신이 먼저 스스로를 공개해야 하는 개방성과 용기를 요구한다. 또한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여유로움이 목회자에게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늘 시간에 쫓기기 마련인 목회자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이다.

이 목사는 치유 사역은 이러한 셀 안에서 이루어질 때 가장 효과적일 수 있으며, 이런 셀 사역이 활발할 때 건강한 교회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면 소그룹 안에서 자연스럽게 내적 치유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 목사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위해 상담·심리적인 방법 뿐 아니라, 자신의 문제들을 발견한 이들에게 성경 인물들을 살펴보도록 인도한다.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의 연약함과 상처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상처의 회복을 통해 하나님의 사람으로 어떻게 쓰임받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공부할 때 치유가 일어난다. 성경의 인물을 볼 때 상처받은 사람들의 삶을 하나님이 친히 이끄신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목사는 이런 과정을 통해 치유의 근본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것임을 알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신실한 평신도 지도자들의 양성에 있다. 각 그룹을 이끌 평신도 지도자들의 동참은 치유 목회의 성패를 가늠한다. 자신들이 먼저 상한 심령에서 회복한 경험이 있는 자들은 자신의 문제를 넘어서 남을 향해 눈을 돌리게 된다. 이들은 상처받은 치유자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성경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 자신의 문제에서 치유받게 된 수가성 여인은 복음을 전하는 자로 변하게 되었다(요 4:39). 큰 의미 없이 살던 한 여인의 변화가 그녀가 살던 곳 일대에 커다란 사건이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무명의 이 여인을 목회 파트너로 여기셨다. 이처럼 역할을 위임할 수 있는 용기와 배려가 목회자들에게 요청된다.

동시에 치유에 대한 담임 목회자의 이해가 중요하다. 목회자는 목회의 대상인 인간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어야 한다. 즉 사람에 대하여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내면을 볼 수 있는 통찰력과 함께 인간의 발달 단계와 같은 심리학적인 기본 지식이 요청된다. 영성과 지성이 함께 어우러져 서로를 뒷받침해줄 때 보다 건강한 목회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상처받은 이웃들을 품어 주는 교회

2003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304,932쌍이 결혼을 하였고 167,096쌍의 이혼을 하였다. 이러한 이혼율의 증가는 수치상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부모의 이혼은 바로 자녀에게 큰 상처로 남게 된다. 어린 자녀들의 상한 심령은 각종 일탈로 이어지기 쉬우며 이는 청소년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두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한 이 목사는 자녀들과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성도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가정사역자인 레스 패로트 3세(Les Parrott Ⅲ)는 현대의 많은 부모, 특히 크리스천 부모들이 갖고 있는 잘못된 생각을 지적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부모들은 매우 바쁘고 그렇기에 자녀와 많은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자녀들과 시간을 짧게 갖더라도 질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하지만 레스 패로트 3세는 그것은 잘못된 것이며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갖는 것이야말로 해결책임을 말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청소년들과 아이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을 때에 즉각 이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충동이 있는데 이 때 부모가 함께 하지 않는다면 문제를 털어놓을 시기를 놓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가 자신에게 시간이 있을 때 그것을 질적으로 활용하려고 하기보다는 자녀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내어놓는 것이 아이들에게 좋다는 논리이다. 자녀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려면 시간뿐 아니라 대화술도 필요하다. 대화가 있는 가정을 지향하고자 이 목사는 효과적인 대화법을 가르치는 일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목사는 대화가 단절되면 가정이 붕괴된다는 것을 많은 상담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가정의 문제는 아버지와 남편인 ‘남성’의 문제라는 것을 발견했다.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게 되는 아버지의 텅빈 자리는 모든 가정 문제의 시발점인 셈이다. 이 목사는 아버지가 대화법을 알아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아내들에 비하여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올바른 대화까지 할 수 없다면 그 결과는 암담하다. 특히 이 목사는 아이들을 체벌하고 나서 감정의 ‘사후 서비스’(A/S)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상처를 받지 않고 자존감을 지켜나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상담학을 통해 자신의 아이들과의 대화를 점검하며 깨달은 바를 교회 주변의 주민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녀, 부부, 고부 문제의 고민을 갖고 있던 인근 주민들은 로뎀교회에 찾아와서 자연스러운 대화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이를 통해 주변 사람들은 교회에 호감을 갖게 되었으며 자연스러운 전도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고민이 있는 주민들은 ‘로뎀’을 자신의 사랑방으로 알고 찾아오고 있다.

또한 로뎀교회는 교인들의 안식처로서의 역할도 감당하고자 한다. 상담 센터로서의 기능을 소규모이지만 갖추어 나가고 있다. 이 목사에게 안타까운 것은 자신의 교회에서는 자신의 처지를 열지 못하는 성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발견한 점이다. 담임목회자의 시간 부족과 상담 및 치유에 대한 빈약한 관심으로 인해 많은 성도들이 자신의 문제를 충분히 토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형교회에서는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에 미흡하다고 아쉬움을 표현하였다.

로뎀교회는 지역사회와 교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자 프로그램을 계획한다. 월요일에는 문화사역의 차원으로 플롯 강좌를 개설하였다. 또한 격주로 ‘효과적인 부모훈련’(P.E.T.)을 교육하고 실습하고 있다. 화요일에는 치유상담학교를 열어서 관심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수요일에는 예배로,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상담을 통해 효과적인 사역을 수행하고자 한다.

앞으로 이 목사는 치유 상담 센터를 세워서 사람들을 키우는 일을 비전으로 세우고 있다. 이 일을 위해 지역교회와 연합하고 협력하고자 한다. 지역교회에 공헌할 치유사역자들을 교육하고 양성하고자 하는 센터로 발전시키려는 것이 이 목사의 꿈이다. 앞으로의 목회의 비전에 대하여 이기훈 목사는 이렇게 언급하였다.

“로뎀나무를 생각해 봅니다. ‘이 시대에서도 로뎀나무에 쓰러진 자들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라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는 엘리야와 같이 몸과 마음과 영이 지친 사람들을 치유케 하는 목회를 하고자 합니다.”

이 목사와의 대담을 마치고 나서 빠르게 사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이 세대에 주님의 마음을 가지고 나가려는 목회자를 만난 것 같아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한 마리의 잃어버린 양을 찾아 이 땅에 오신 주님의 마음을 닮은 젊은 목회자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

취재, 글: 김한성 연구원, john827@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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