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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교회성장 - 교회성장세미나]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새 번역의 가치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555    등록일시 : 2005-02-24    인쇄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새 번역의 가치

조병수 교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drcho@hapdong.ac.kr

I. 새 번역을 시도하게 된 이유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이 짜임새 있는 기도와 바른 신앙고백을 위하여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효력을 가져다 주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면서 사회와 교회는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새로 번역해야 할 필요성을 심각하게 제시하였다. 기존의 주기도문에 들어있는 “나라이”, “오늘”, “대개”와 같은 표현들이나 기존의 사도신경에 들어있는 “저리로서”와 같은 표현들은 오랫동안 국어학적인 오류로 지적되면서 사회의 차가운 눈초리를 견디기 어려웠다.
더 나아가서 교회는 기존의 주기도문이 들려주는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나 기존의 사도신경이 말하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마리아에게 나시고”와 같은 표현들에서 신학적인 문제를 발견하면서 계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였다. 한 마디로 말해서 역사적으로 우리는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에 대한 사회와 교회의 양면적인 문제의식 앞에서 한글과 신학에 맞는 새 번역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렇게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에 대한 새 번역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을 때, 마침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제87회 총회에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의 새 번역에 착수하였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요청하여 각각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새 번역을 위한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다. 두 기관은 각각 반 년 동안 격렬한 토론으로 이루어진 신중한 연구 끝에 드디어 2004년 12월 3일에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의 새 번역안을 도출함으로써 한국교회의 연합과 발전에 기여하게 되었다.
II. 기존번역과 새 번역의 다른 점

1. 주기도문

새 번역은 주기도문을 번역함에 있어서 연합성서공회(UBS)가 출판한 그리스어 성경(4판)을 사용하였고, 누가복음 본문보다 마태복음 본문이 예배용으로 더 적절한 것으로 판단하여 마태복음 본문을 번역하였다.

1) 구조
그리스어 원문은 아버지에 대한 단락과 우리에 대한 단락에서 문장의 연결형을 구별하고 있다. 앞부분은 콤마로 연결되고, 뒷부분은 연결사 (kai)로 연결된다. 그래서 새 번역은 기존번역과 동일하게 “... 며, ... 며”와 “... 고, ... 고”로 번역했다.

2) 내용
(1) 부름
그리스어
기존번역 새 번역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기존번역에는 “아버지여”라고 번역하였지만 새 번역은 “여”를 생략하였다. 이렇게 하는 것이 아버지와의 친밀감을 더욱 잘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2) 아버지에 대한 단락
기존번역에는 단순히 이름, 나라, 뜻이 언급된다. 그러나 그리스어 원문에는 이름, 나라, 뜻에 인칭대명사(2인칭 단수) 소유격 “당신의” (su˙˙)가 덧붙어있다. 그래서 본래는 “당신의 이름”, “당신의 나라”, “당신의 뜻”으로 번역해야 한다. 하지만 하나님을 “당신”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말의 정서에 잘 맞지 않는다. 이 때문에 새 번역은 “당신의”를 “아버지의”로 대치하였다. 물론 이렇게 할 경우에 세 번이나 아버지가 반복되어 번거롭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원문에 있는 “당신의”를 이렇게 표현하여 이름과 나라와 뜻이 하나님과 관련된 것임을 나타내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다.

① 이름
그리스어
기존번역 새 번역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아버지의 이름을
받으시오며 거룩하게 하시며

이 단락은 새 번역 위원회가 가장 많이 토론한 부분이다. 토론의 핵심은 그리스어 원문에서 동사 (hagiazein)의 의미가 무엇이냐 하는 것과 수동태 3인칭 명령법을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기존번역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는 수동태 3인칭 명령법을 살려내려고 했다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동사의 의미를 “거룩히 여기다”로 해석한 것은 불만족스럽다. 이런 해석은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만드는 행위는 하지 않고, 생각 속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그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 번역 위원회는 수동태 3인칭 명령법에 대한 가장 정확한 번역이 “당신의 이름이 거룩하여지게 하라”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표현은 우리의 입에 익숙하지 않아 너무나 부자연스럽다. 사실상 이 단락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새 번역은 함축된 의미를 풀어내어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로 번역하였다.

② 나라
그리스어
기존번역 새 번역
나라이 임하옵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첫째로 기존번역의 “나라이”는 현대어법에 맞지 않기 때문에 새 번역은 “나라가”로 바꾸었다. 둘째로 새 번역은 구태여 기존번역처럼 한자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여 “임하다”를 “오다”로 바꾸었다. 셋째로 새 번역은 사동형을 택하였다. 주기도문은 처음부터 아버지를 부르면서 아버지가 모든 동작의 주체로 나타난다. 그래서 하나님의 나라가 동작의 주체인 것처럼 번역하는 기존번역의 “임하옵시며” 대신에 새 번역은 하나님이 동작의 주체인 것으로 여겨 “오게 하시며”로 번역하였다. 또한 새 번역은 기존번역의 지나치게 예스러운 표현을 제거하였다.

③ 뜻
그리스어
기존번역 새 번역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이루어지이다 하소서

기존번역은 “이루다”를 두 번 사용하였다. 그러나 새 번역은 “이루다” 동사를 한 번 사용하고 있는 그리스어 원문을 따라 과잉표현을 피하고 “이루다” 동사를 한 번만 사용하였다. 또한 기존번역은 뜻이 동작의 주체인 것처럼 “뜻이 이루어지이다”로 번역하고 있지만, 새 번역은 바로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하나님을 동작의 주체로 여기고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로 번역하였다.

(3) 우리에 대한 단락
① 양식
그리스어
기존번역 새 번역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양식을 주시고

기존번역의 “오늘날”은 현대라는 큰 범위의 시간을 가리킨다. 이것은 그리스어 원문이 의미하는 바와 다르다. 새 번역은 그리스어 원문에 따라서 하루를 가리키는 “오늘”로 번역한다. 또한 기존번역의 지나치게 예스러운 표현인 “주옵시고”는 새 번역에서 평이한 표현인 “주시고”로 바뀌었다.

② 용서
그리스어
기존번역 새 번역
우리가 우리에게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자를 사하여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용서하여 주시고





기존번역이 “죄 지은 자”와 “죄”로 번역한 것은 타당성이 있다. 그리스어 원문이 동일한 어원의 단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미상 사람이 사람에게 지은 범실과 사람이 하나님께 지은 범실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새 번역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진 과오에 대하여는 “잘못”이라는 표현으로 번역하고, 사람이 하나님께 저지른 과오에 대하여는 “죄”라는 표현으로 번역하였다.
또한 기존번역은 “사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새 번역은 “용서하다”로 바꾸었다. “용서하다”는 “사하다”보다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사람에 대한 범실이나 하나님에 대한 범실에 다같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③ 시험
그리스어
기존번역 새 번역
우리를 시험에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빠지지 않게 하시고
다만 악에서 악에서 구하소서
구하옵소서





기존번역의 “시험에 들다” 대신에 새 번역은 더욱 분명하게 “시험에 빠지다”로 번역하였다. 기존번역은 반의적 접속사 (avlla,)를 “다만”으로 번역하였으나 매우 어색하다. 새 번역은 구태여 이 접속사의 뜻을 살리지 않아도 문맥상 의미가 드러난다고 생각하여 번역을 생략하였다.

(4) 송영
그리스어
기존번역 새 번역
(대개) 나라와 권세와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영원히 아버지의
있사옵나이다. 아멘 것입니다. 아멘






새 번역은 “대개”를 뺐다. 이것은 이유를 설명하는 그리스어의 접속사 (hoti)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접속사를 살릴 경우 주기도문의 마지막 문장은 “왜냐하면 ... 이기 때문이다”가 되어야 하는데 이것은 리듬에 어울리지 않는다.
기존번역이 “권세”라고 번역한 것을 새 번역은 “권능”이라고 고쳤다. 그리스어 원문이 말하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세도보다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기존번역의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는 그리스어 원문에 맞지 않는다. 그리스어 원문은 “당신의 것입니다”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새 번역은 위에 아버지에 대한 단락에서처럼 “당신의”를 “아버지의”로 번역하였다. 이것은 기존번역과 견해를 같이 한다.

2. 사도신경
새 번역은 사도신경을 번역하면서 750년에 공인된 라틴어 원문 (Forma Recepta)을 기본으로 하였다. 그러나 때때로 신학적인 문제가 발생할 때는 그 외의 본문들을 참조하는 것을 간과하지 않았다.

1) 구조
라틴어 Credo in Deum Et in Jesum Credo in Spiritum
기존번역 새 번역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 나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나는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성령을 믿사오며 나는 성령을 믿으며




새 번역은 기존번역과 달리 구조를 철저하게 “나는 믿는다”의 형태로 바꾸었다. 본래 라틴어 원문에는 “나는 믿는다” (Credo)가 두 번 나오지만, 새 번역은 세 번으로 나누어 번역하였다.

2) 내용
(1) 성부에 대한 단락
라틴어 Credo in Deum Patrem omnipotentem Creatorem caeli et terrae
기존번역 새 번역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아버지를 하나님 천지의
내가 믿사오며 창조주를 믿습니다




기존번역의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이라는 번역은 하나님께서 마치 전능하시기 때문에 천지를 만드셨다는 것처럼 잘못 들리게 한다. 또한 기존번역의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에서는 아래 도표가 보여주듯이 “천지를 만드신”이 “하나님”을 꾸미는 것처럼 보이고, “하나님”은 “아버지”를 꾸미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든다.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


그러나 라틴어 원문에서는 아래 도표가 보여주듯이 “하나님”을 두 단어가 수식한다. 하나는 “아버지”이고, 다른 하나는 “창조주”이다. 그런데 “아버지”는 다시 “전능하신”으로 수식되며, “창조주”는 다시 “천지의”로 수식된다.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


그래서 새 번역은 라틴어 원문을 따라 “하나님”에 초점을 둔다. 새 번역에서 “전능하신”은 “아버지”를 꾸미고, “전능하신 아버지”는 “하나님”을 꾸민다. 이것은 성자에 대하여 고백하는 단락에서 예수께서 하나님의 우편에 앉아 계시는 것으로 말하는 부분에서도 분명하게 입증된다. 또한 새 번역에서는 “천지의 창조주”가 “하나님”을 다시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2) 성자에 대한 단락
성자에 대한 신앙고백은 그의 신분에 대한 고백에 이어서 열한 개의 활동이 서술되는데, 조심스럽게 살펴보면 여섯 개의 과거분사적인 표현 (잉태 conceptus, 탄생 natus, 고난 passus, 십자가에 달림 crucifixus, 죽음 mortuus, 장사됨 sepultus), 네 개의 동사적 표현 (강하 descendit, 부활 resurrexit, 승천 ascendit, 좌정 sedet), 미래분사적 표현 (재림 venturus)이 나온다. 기존번역과 새 번역은 다같이 이러한 열거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을 보여준다.

① 신분
라틴어 Et in Jesum Christum, Filium eius unicum, Dominum nostrum
기존번역 새 번역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나는 그의 유일하신 아들,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기존번역에서는 “그 외아들”로 번역하였으나 새 번역은 “그의 유일하신 아들”로 번역하였다. 기존번역의 “그” 대신에 새 번역이 “그의”로 번역하는 것은 지시대명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인칭대명사 (3인칭 단수) 소유격이기 때문이다. 기존번역의 “외아들”을 새 번역은 “유일하신 아들”로 번역하였다.

② 잉태
라틴어 qui conceptus est de Spiritu Sancto
기존번역 새 번역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그는 성령으로 잉태되어



기존번역에서는 “이는”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정확하지 않다. 그래서 새 번역은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하여 “그는”으로 번역하였다. 기존번역의 “잉태하사”는 능동형으로서 마치 예수께서 누구를 잉태하신 것 같은 잘못된 표현이다. 그래서 새 번역은 수동형인 “잉태되어”로 바꾸었다.

③ 탄생
라틴어 qui conceptus est de Spiritu Sancto
기존번역 새 번역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시고



기존번역의 “마리에게 나시고”는 마치 예수 그리스도께서 마리아에게 누구를 낳아준 것 같은 잘못된 표현이다. 그래서 새번역은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나셨다는 의미로 “마리아에게서 나시고”고 바꾸었다.

④ 고난
라틴어 passus sub Pontio Pilato
기존번역 새 번역
본디오 빌라도에게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고난을 받아




새 번역은 기존번역 (“받으사”)의 어투만을 교정하였다 (“받아”).

⑤ 십자가에 달림
라틴어 crucifixus
기존번역 새 번역
십자가에 못 박혀 십자가에 못 박혀



기존번역과 새 번역에 차이가 없다.
⑥ 죽음
라틴어 mortuus
기존번역 새 번역
죽으시고 죽으시고



기존번역과 새 번역에 차이가 없다.

⑦ 장사됨
라틴어 et sepultus
기존번역 새 번역
장사한지 장사된 지



기존번역의 “장사한지”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누구를 장사했다는 의미가 되어 잘못이다. 그래서 새 번역은 “장사된 지”로 바로 잡았다.

⑧ 지옥강하
라틴어 descendit ad inferna
기존번역 새 번역
(번역 없음) (번역없음)



지옥강하에 대한 고백은 논란이 대단히 심한 부분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것이 어떤 본문에는 들어있고 어떤 본문에는 들어있지 않다. 이 사실은 지옥강하에 대한 고백이 반드시 신앙고백에 들어가야 할 당위성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신학적으로 볼 때 예수 그리스도의 지옥강하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많은 설명을 필요로 하는 고백이다. 따라서 이 항목은 충분하고 확실한 지식을 가지기 전에는 잠시 신앙고백에 넣는 것을 유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어 새 번역에서 생략되었다.

⑨ 부활
라틴어 tertia die resurrexit a mortuis
기존번역 새 번역
사흘 만에 죽은 자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 다시 살아나셨으며




기존번역의 “살아나시며”를 새 번역은 “살아나셨으며”로 고쳤을 뿐이다.

⑩ 승천
라틴어 ascendit ad caelos
기존번역 새 번역
하늘에 오르사 하늘에 오르시어



기존번역의 “오르사”를 새 번역은 “오르시어”로 바꾸었다.

⑪ 좌정
그리스어 sedet ad decteram Dei Patris omnipotentis
기존번역 새 번역
전능하신 하나님 전능하신 아버지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새 번역은 기존번역이 빠뜨린 “아버지”를 보충하였다.
⑫ 재림
라틴어 inde venturus (est) judicare vivos et mortuos
기존번역 새 번역
저리로서 산 자와 거기로부터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죽은 자를
오시리라 심판하러 오십니다.




기존번역의 “저리로서”는 현대어에 맞지 않기 때문에 새 번역은 “거기로부터”로 번역하였다. 기존번역의 “산 자”를 새 번역은 더욱 분명하게 “살아있는 자”로 바꾸었다. 기존번역의 “오시리라”를 새 번역은 “오십니다”로 번역하였는데, 이것은 확실한 미래를 말할 경우에 현재형을 사용하는 용법을 채택한 것이다.

(3) 성령에 대한 단락
라틴어 Credo in Spiritum Sanctum

기존번역 새 번역
성령을 믿사오며 나는 성령을 믿으며


기존번역에 비하여 새 번역은 분명하게 신앙의 주체를 드러냈다 (“나는 ... 믿으며”).

(4) 교회와 신자에 대한 단락
라틴어 sanctam ecclesiam catholicam; sanctorum communionem; remissionem peccatorum; carnis resurrectionem; vitam aeternam. Amen


기존번역 새 번역
거룩한 공회와 거룩한 공교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성도의 교제와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과 죄를 용서받는 것과
몸이 다시 사는 것과 몸의 부활과
영원히 사는 것을 영생을
믿사옵나이다. 아멘 믿습니다. 아멘





기존번역은 마치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처럼 잘못 번역되었는데, 우선 새 번역은 이것은 명확하게 바로 잡았다.
기존번역이 번역한 “공회”는 사회적인 모임을 의미하는 것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새 번역은 “공교회”라고 번역함으로써 이것이 일반사회의 모임과는 다른 보편적 교회임을 분명히 하였다.
기존번역의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은 성도의 관계를 단순히 물리적으로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새 번역은 “교제”라는 말로 바꾸어 성도의 관계가 물리적인 관계 뿐 아니라 영적인 관계도 의미하는 포괄적인 것임을 보여준다.
기존번역이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이라고 번역한 것을 새 번역은 “죄를 용서받는 것”이라고 번역하였다. 기존번역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신다는 의미로 번역한 것이며, 새 번역은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죄를 용서받는다는 의미로 번역한 것이다. 이것을 하나님에 대한 항목으로 이해하는 것보다는 신자에 대한 항목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르다. 왜냐하면 이것은 하나님에 대한 항목(첫째 항목)이 아니라 신자에 대한 항목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강조가 용서해주시는 하나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용서를 받는 신자에게 있다.
기존번역의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새 번역은 간단히 “몸의 부활”과 “영생”으로 번역하였다.

III. 새 번역의 신학적 의미와 목회적 적용
주기도문의 새 번역은 하나님에 대한 신학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그리스어 원문에 세 번 사용된 “당신의”를 충분히 살려내었다는 것으로부터 확실하게 입증된다. 게다가 새 번역은 그리스어 원문의 “당신의”를 우리말 정서에 맞추기 위하여 “아버지의”로 번역함으로써 하나님이 아버지라는 신학을 한층 더 부각시켰다. 게다가 주기도문의 새 번역은 이름, 나라, 뜻에 대한 기도를 번역하면서 사동형을 취함으로써 (“거룩하게 하시며”, “오게 하시며”, “이루어지게 하소서”) 하나님의 동작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 새 번역에 의하면 모든 것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활동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사도신경의 새 번역은 성부에 대한 신학에서 “아버지 하나님”이라고 번역함으로써 삼위 가운데 성부를 지칭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였고, 또한 “전능하신 아버지”라고 번역함으로써 하나님은 아버지로서의 사랑을 실현하시기 위하여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는 분이심을 부각시켰다.
또한 사도신경의 새 번역은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유일하신 아들”로 번역하였는데,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로서 숫자적인 유일성 뿐 아니라 아버지 하나님과의 유일하고 독특한 관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이점이 있다. 창조주 하나님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이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독론적인 의미이지만 결국 구원론적인 의미도 부여하게 된다. 예수께서 하나님과 유일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예수만이 하나님께로 가는 유일한 길이 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사도신경의 새 번역은 마지막 단락에서 공교회, 성도의 교제, 몸의 부활, 영생에 대한 새로운 번역 뿐 아니라 “죄를 용서받는 것”이라는 번역으로 교회와 신자가 받은 은혜가 얼마나 큰지 잘 보여준다.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의 새 번역은 국어학적인 오류를 바로 잡는 공헌을 하였을 뿐 아니라 신학적인 풍요를 크게 주는 공헌을 하였다. 목회자들이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의 새 번역에 나타난 신학적인 의미를 신자들에게 충분하게 전달한다면 교회가 영적으로 더욱 큰 풍요를 맛보게 될 것이다. 이런 혜택을 빠른 시간 안에 누리려면 새 번역을 수용할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해야 할 것이다. 신자들이 오랫동안 기존번역에 젖어있어서 새 번역을 암송하는데 불편함과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다. 그래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새 번역을 암송하는 모임(대회)을 만들거나 새 번역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특별집회(사경회 또는 세미나)를 열거나 새로 번역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노래를 보급하라고 권하고 싶다.

조병수 목사
총신대 (B.A.)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M.Div.)
독일 Mu˙˙nster 대학교 (Dr.theol.)
대한성서공회 개역개정 감수위원
염광교회 담임목사 역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기도문/사도신경 번역전문위원회 서기
現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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