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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기고 SPECIAL REPORT> 미지의 영역을 이끄는 리더십_이상훈 교수(America Evangelical University 총장)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260
등록일시 : 202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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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기고 SPECIAL REPORT> 미지의 영역을 이끄는 리더십 이상훈 교수(America Evangelical University 총장) 2022년 말 혜성처럼 등장한 챗GPT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출시 두 달 만에 수억 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IT는 물론 학계, 교육계, 예술계 등 그 유용성과 활용성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혹자는 이러한 돌풍을 가리켜 인터넷-스마트폰에 맞먹는 혁명이라고 말하며 이제 구글의 시대는 끝났다고 평하기도 했다. 실제로 딥러닝 기반의 대화형 인공지능이 탑재된 챗GPT의 기능은 이전의 검색 엔진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몇 가지 명령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그 이상의 창작물을 만들어 낸다. 문제는 이 기술이 시작점에 있다는 점이다. 과연 AI 기술은 어디까지 발전할까? 멀지 않은 시기에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합된 ‘인공지능로봇’이 생활 곳곳에 활용될 것이 분명하다. 제조, 물류, 의료, 유통, 사무 관리 등 인간의 일을 돕는 분야로부터 어린이 학습이나 환자들을 치료하는 ‘소셜 로봇’, 입으면 사람에게 힘을 전달하는 웨어러블 로봇, 전쟁에 활용되는 로봇 슈트 등 그 영역은 실로 엄청날 것이다. 수년 전 역사가이며 베스트셀러 작자인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가 『호모 데우스』라는 책에서 그려냈던 미래가 현실화된 느낌이다. 이 책의 부제는 ‘미래의 역사’이다. 그가 그려낸 미래는 어떠할까? 과학과 경제, 종교와 철학을 넘나들며 엄청난 지식과 필력을 자랑하는 저자의 예상은 책 제목에서 말해주듯 ‘신이 된 인간’ 혹은 ‘신의 자리를 탐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죽음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유전공학과 재생의학, 나노기술 등이 생명공학과 사이보그 공학을 만나면서 엄청난 변곡점을 맞이한다. 이론과 기술적으로 볼 때는 2200년쯤이면 죽음도 극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보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해보자. 돈 많은 부자들이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는다. 이를 통해 노화하는 조직을 재생하고 심장을 새것으로 바꿔 퇴색하는 눈, 손, 뇌 등의 성능을 높인다. 점차적으로 인간은 로봇과 컴퓨터와 융합되어 현재와는 다른 모습이 된다. 그렇게 불멸을 추구하며 인간은 신의 영역을 침범한다. 그런 인간에게 종교는 어떤 의미가 될까? 고도로 발달한 미래 시대에 종교가 차지할 영역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인간이 진보할수록 신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종교는 결국 사라질 거라 그는 보았다. 진화론적이며 무신론적 사고에 기반한 그의 논리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볼 때는 거대한 모순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하나님 없는 삶을 추구하는 문화가 과학의 진보와 함께 강화될 것은 분명하다. IT와 가상공간을 태어나면서부터 경험하는 세대들에게 이러한 삶은 훨씬 더 자연스럽다. 최근 『I-Gen』이라는 책을 통해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세대를 심층 연구한 진 티웬지(Jeam Twenge) 교수는 이러한 변화가 현실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데이터를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의 부제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그의 질문과 답은 다음을 따른다. ‘왜 오늘날 이렇게 초연결된 아이들은 이전 세대에 대해 덜 반항적이고, 더 관용적이며, 덜 행복한가? 그리고 왜 성인이 될 준비가 안 된 채 자라는 걸까?’ 이 세대는 1995년 이후에 태어나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사람들이다. 기성세대와 달리 이들은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 이성에 대한 관심도 적다. 성인이 되기 위해 급할 것이 없기에 느리게 성장한다. 대신 시간의 대부분은 가상 세계에서 보낸다. 거기서 자기 인간관계도 맺고 삶을 영유한다. 그러나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그 어떤 세대보다 심각한 정신적 위기를 겪는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살되 영적이고 종교적인 것에 관심이 없다. 최첨단을 추구하지만 엄청난 고립과 외로움에 처해 있는 세대, 미래 시대 인간의 자화상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기술과 과학이 발전할수록 종교성이 약해질 거란 유발 하라리의 예상은 이미 많은 부분에서 증명되고 있다. 특별히 디지털 세계의 역량이 극대화되는 시대, 가상 공간이 영적인 세계를 대체하고 있는 현상은 이 시대 선교를 감당해야 하는 교회 공동체에겐 너무나 큰 도전이다. 경기장이 달라졌다. 과거 우리가 살았던 시대가 고전적 오프라인 현실 공간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클라우드 시스템 안에 형성된 ‘비트 세계’(Bit World)가 주 경기장이다. IoT와 빅데이터, 인공지능 같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실과 가상 공간이 이어지는 초연결사회가 다가왔다. 문제는 이러한 속도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가속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변화는 빠르다. 그래서 어렵다. 현대인들에게 익숙함이란 사치가 된 듯하다. 매일 업데이트되는 과학의 진보는 과거의 기술을 퇴장시킨다. 과거 테이블 위에 커다란 레코드판을 올려 음악을 듣던 모습이 낯설다. 사람들은 이제 스마트 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턴테이블이 미니 카세트로, 카세트가 CD로, MP3로 바뀌더니 지금은 무선 스트리밍을 통해 음악을 듣는다. 지하철에서 두꺼운 책을 읽던 모습도, 자판기에서 불티나게 팔리던 잡지나 일간 신문도, 서로의 안부와 소식을 전하기 위해 곳곳에 배치되어 있던 우체통과 공중전화도, 필름을 현상하던 사진관과 그 사진을 보관하던 사진첩도 점차 추억의 그늘 아래로 사라져 간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디지털 변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능한 모든 영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문제가 발견된다. 디지털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또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유토피아로 진입이 이뤄지고 있는가? 아니면 터미네이터와 마주치게 될 것인가? 데이비스 색스(David Sax)의 질문이다. 그는 디지털 기술의 최극단에서 아날로그의 반격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한다. 디지털이 가져올 내러티브는 좋은 것에서 더 좋은 것으로, 그리고 가장 좋은 것으로 천천히 나아가는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거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의 본질적 갈망을 찾아야 한다. 거기에 열쇠가 달렸다. 디지털에 둘러싸인 우리는 이제 좀 더 촉각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경험을 갈망한다. 우리는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제품이나 서비스와 소통하기를 원하며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경험을 위해 기꺼이 웃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사람의 존재는 관계를 통해 형성된다. 디지털이 삶의 많은 영역을 잠식하겠지만 그럴수록 아날로그가 주는 가치와 경험에 대한 목마름 또한 커져만 간다. 가상공간에서 얻는 기쁨과 실제 세계의 물리적 체험을 통해 얻는 행복과는 차이가 있다. I-Gen이라 불리는 디지털 세대에게는 분명 비종교적 경향성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영적이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여전히 그곳에는 종교적이고 영적인 삶을 갈망하는 30%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나머지 70%의 사람들에 대한 해석도 달라져야 한다. 나는 그들 중 상당수가 영성에 대한 거부 대신 가상공간에 의해 그 영역이 대체 되었다고 본다. 젊은이들의 문화를 보라. 이들은 결코 영적 체험과 지식을 거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열려 있는 시대가 지금이다. 그런 측면에서 아날로그적 체험과 관계가 중요하다. 관념적인 차원을 넘어 경험되어지고 체험되는 영성과 예배가 중요하다. 관계가 형성되고 생명이 느껴지는 곳에 사람이 모인다. 하나님의 피조물인 인간의 본성에는 영적 체험과 공동체를 향한 갈망이 있기 때문이다. 미지의 영역을 이끄는 리더십은 그런 측면에서 실체가 있어야 한다.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진정성을 중요시하고 공동체적이며 몰입적인 경험을 원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특징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리더에게 원하는 요소이다.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구성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리더가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가와 관련된다. 자신의 사리사욕이 아닌 공동체적 목적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지 그것이 진짜인지를 묻는다. 당연히 그러한 리더는 구성원들과 진지한 상호작용을 한다. 원활한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들이 공동 운명체이며 같은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매 순간 확인시켜 준다. 이러한 조직은 공동체적 가치도 중요하게 여긴다. 한국의 MZ세대들을 연구해 보면 이전 세대에 비해 극히 개인적이고 개성이 강한 존재임을 알게 된다. 자기 자신과 권리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기성세대들에게는 ‘공동체 의식이 없는 개인주의자’로 이해되기도 한다. 이들을 이끌 방법은 무엇일까? 아이러니하게도 해결점 역시 ‘공동체’에 있다. 모순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들도 역시 공동체를 갈망한다. 물론 그들이 원하는 공동체는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권위주의적이고 집단주의적 모습은 아니다. 여기서는 구성원들이 서로 책임 의식을 가지고 협력하고 조정하는 능동성을 전제로 한다. 한 개인의 의식과 잠재력, 창의성을 인정하되 자율적이고 조화롭게 협력할 수 있는 장이 열릴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개인의 존재가 인정되는 공동체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경험에 참여할 수 있다면 그들 또한 기꺼이 희생과 헌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여기에서 배우는 교훈이 있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한다 해도 그 자체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연결과 체험을 대신하진 못한다. 경험되어지는 실제가 있고 그것이 디지털과 상호 작용을 할 때 효과는 극대화된다. 디지털 문화가 일상화되는 시점에서 이와 역행하는 새로운 문화가 부상하고 있다. 그것은 비효율적이고 불편해 보여 퇴출된 줄로 알았던 아날로그 문화의 등장이다. 사라진 줄 알았던 레코드판이 다시 등장해 이전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컴퓨터나 아이패드의 확산으로 사멸할 것처럼 보였던 종이가 특정 영역에서 가치가 다시 올라가고 있다. 엄청난 화질과 편리성으로 무장한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았던 필름 카메라 또한 재등장했다. 사람들은 손으로 만지거나 느끼는 경험을 원한다. 보드게임이나 종이 인쇄물, 알고리즘이 제공하지 못하는 경험을 파는 오프라인 매장, 토론과 노출을 통해 배움을 얻는 학교, 디지털 산업을 선도하는 실리콘밸리에 불어 닥친 아날로그 열풍 등을 바라보며 데이비드(David Sax)는 디지털 문화에 대한 아날로그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더 촉각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경험에 대한 갈망을 가진 현대인을 주목해야 한다. 미지의 세계를 이끄는 리더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은 기본에 충실하는 일이다. 같은 맥락에서 교회가 지닌 진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과연 우리 교회는 세상이 줄 수 없는 영적 체험과 진리를 제공하며 참된 공동체로서 서 있는가를 물어보라. 그런 관점에서 톰 레이너(Thom S. Rainer)의 조언은 의미가 있다. 그는 코로나 이후 목회 지형을 분석하며 새로운 시대를 위한 교회의 핵심적인 변화 요소 9가지를 제시했는데 그 첫 번째가 단순함, 두 번째가 외부에 초점을 맞춘 교회가 되라는 것이었다. 과거 교회는 너무나 많은 사역으로 인해 집중력을 잃었다. 그 여파로 교회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가 불분명해졌다. 기본에 충실한 교회란 교회가 교회다운 가와 연결된다. 진정성을 원하는 시대에 교회가 참된 진리와 가치를 담고 있는 공동체인지를 물어야 한다. 또한 하나님을 사랑하고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이 공동체 안에서 경험되는지, 예배 때마다 하나님의 임재가 체험되고 그분의 뜻과 말씀이 새겨지며 공동체 영성이 형성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성령충만을 경험할 수 있는 예배, 성도의 사랑과 헌신이 넘치는 공동체, 나아가 그 힘과 에너지를 세상을 위해 사용하는 이타적 사역이 발생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미지의 세계를 이끄는 리더십의 실마리가 여기에 있다. 세상은 변했고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여전히 소망이 있다. 변화가 급변할수록 진정한 영성과 공동체에 대한 필요는 더욱 깊어지기 때문이다. 미지의 세계를 이끄는 리더들에게 고한다. 변화를 배우고 학습하라. 새로운 세상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 가장 본질적인 것이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우리에게 펼쳐지는 미래는 새로운 선교의 기회이기에 더 깊은 사역과 사고를 통해 미래의 항해를 시작하라. 그것을 준비하는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이상훈 교수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신학(B. A. & M. Div.)을, 호주 Capernwray Australia에서 성경 교육과 선교 훈련을, 미국 풀러 선교대학원(Fuller Theological Seminary, School of InterculturalStudies)에서 선교학(Th. M. & Ph. D.) 과정을 마쳤다. 현재 미국 America Evangelical University(미성대) 총장, 풀러 신학교(Fuller Seminary) 겸임교수, Missional Church Alliance(MiCA) 대표 디렉터 등으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리폼 처치』, 『처치 시프트』, 『리뉴 처치』, 『리싱크 처치』, 『온라인 사역 혁명』, 『리프레시 처치』와 공저로는 『선교적 교회론과 한국교회』,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교회의 미래』, 『뉴노멀 시대, 교회의 위대한 모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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